일기 2011. 8. 15. 나이가 좀 들어 다시 읽은 이육사의 <청포도> minsuk 2011. 8. 16. 01:25 청포도 - 이육사 내 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 가는 시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주저리 열리고, 먼 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 하늘 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 흰 돛단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 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 청포를 입고 찾아온다고 했으니, 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 먹으면, 두 손을 함뿍 적셔도 좋으련. 아이야, 우리 식탁엔 은쟁반에 하이얀 모시 수건을 마련해 두렴. 수 십 번을 읽으면서도 잘 몰랐었다. 이 시가 이토록 슬프다는 사실을... 나이가 좀 들어 다시 읽은 시는 내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