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날을 흐른 강물이
홀로 간직한 이야기들을 가지고
내게 닿았을 무렵
나 또한 나만의 이야기들을 가지고
강가에 이르렀다.

나는 강물을 손으로 조심히 건져 마른 목을 축이고
하나님께 감사 기도를 드렸다.
나를 적셔준 강물이
무슨 이야기들을 간직했는지도 모른채..

혹시 흐르는 동안 품었던 꿈이 있지는 않았는지,
혹시 흐르는 동안 자기 어미와 헤어지지는 않았는지,
혹시 흐르는 동안 날들이 맑았는지 혹은 흐렸는지,
혹시 흐르는 동안 많이 웃었는지 혹은 많이 울었는지...

오랜 날을 흐른 강물이
홀로 간직한 이야기들을 가지고
내게 닿았을 무렵
나 또한 나만의 이야기들을 가지고
강가에 이르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