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재래시장을 오가는 사람들이 정겹다.
생선가게 아저씨와 가격 흥정 중이신 할머니 한 분.
수십 년을 갈고 닦은 실력으로 아저씨와 흥정 중이시다.
끝내 생선 하나 사지 못하시고 뒤돌아서신다.
할머니 한창 때보다 인심이 좀 박해진 모양이다.


2
교회 예배시간
몸이 불편하신지 일어나야할 순서에 일어나지 못하시고
앉아서 예배드리시는 할머니 한 분.
그 곁에서 함께 앉아 예배드리는 아내.
아내도 몸이 아파 앉아있었지만
그렇지 않았어도 할머니와 함께 앉아서 예배 드렸을 사람.
그것을 예배로 여겼을 사람.


3
밤 12시가 넘어 정류장에 선 막차.
"시화단지 가나요?"
운전하고 계시던 할아버지는
피곤한 내색도 없이 환하게 웃으신다.
"여기 서는 차는 다 가지요."
여유 있는 미소를 지닌 할아버지들의 멋이란...


4
역을 좀 지나쳐 정차한 지하철이 후진을 한다.
곧이어 들리는 방송.
"운전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실수가 많습니다.
좀 더 나은 운전수가 되어가는 과정이니 이해 부탁드립니다."
내가 타본 지하철 중 가장 정확한 곳에 정차한 지하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