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우리 중의 그 누구도 용맹스럽게 적진으로 돌진한 사람은 없다.
그렇다고 우리를 향해 돌격해오는 적들을 사력을 다해 막아낸 이가 있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우리는 전쟁에서 승리하였다.

원래 아이들의 싸움은 힘센 어른의 등장으로 결판지어지곤 한다.
물론 우리의 전쟁이 아이들 싸움처럼 유치한 일이라는 얘기는 아니다.
역사상 우리가 겪는 전쟁만큼 중대하고 거대했던 전쟁이 있었나.
다만 전쟁 속의 우리는 어린 아이보다도 약했고
아무런 힘을 쓸 수 없는 존재들이었다.

두려움에 눈을 감고 웅크린 아이의 등 뒤에서 들려오는
아버지의 목소리보다 강한 것이 있을까.

아버지의 목소리가 우리 등 뒤에서 들려왔고
우리는 승리했다.
"담대하거라. 내가 세상을 이기었단다.
아들아, 담대하거라. 내가 세상을 이기었단다."


2
이곳에 글을 쓸 때면 습관처럼 글 앞에
숫자 1, 2, 3을 붙인다.
오늘은 '2' 뒤에 쓸 글이 없어 이런 글을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