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1센티도 안 되는 작은 형체 안에 무언가가 규칙적으로 반짝이고 있었다.
예채를 처음 만났던 날 의사 선생님께서 그 반짝이는 것을 가리키시며
그 소리를 들려주셨다.
'쿵쿵쿵쿵'
나와 아내는 잠시 할 말을 잃었다.
아이의 심장이란다.
예채가 생긴지 6주가 되었을 때의 일이다.
이제 예채가 우리 곁에 온지 어느덧 35주가 되었다.


2
예채가 아내 뱃속에 생기기 1년 전 즈음에
아내가 자신이 꾼 꿈이라며 들려준 얘기가 있다.
꿈속에서 한
 아기가 자기 앞에 앉아 있었는데
어미의 본능이랄까, 그 아이가 자기의 아이라는 것을
금세 알 수 있었단다.
아이를 가만히 보고 있을 때 뒤에서 누군가가 아이에 대해 얘기해주었는데
이름은 '예채'이고 그 뜻은 '하나님을 오해하지 않고 경외한다'라는 뜻이라고 했다는 것이다.
예채, 하나님을 오해하지 않고 경외하는 아이...

그 뜻이 무척 마음에 들었다.
그래서 아이의 태명을 '예채'라고 지었다.


3
우리는 누구나 하나님에 대해 크고 작은 오해를 가지고 살아간다.
자기 나름의 생각을 따라 혹자는 한없이 무서운 분으로,
혹자는 한없이 부드러운 분으로, 또는 그 중간 어딘가에서,
아니면 아예 그 밖의 어딘가에서 이것이 하나님의 모습이고 성품이라며
자기 나름의 형상으로 하나님을 상상하고 자기 나름의 방식으로 하나님을 대면한다.
하지만 한 번 생각해보자.
하나님의 모습은 이러이러하다고 쉽게 단정 짓지 않고
하나님 모습 그대로를 오해 없이 알아가고 있는 사람.
그렇게 하나님을 경외하는 사람.
참 만나보고 싶은 사람 아닌가.


4
적절한 한자들을 찾아봤지만 예채의 뜻을 담을만한 한자가 없었다.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하늘을 통해 하나님의 모습 그대로를 바라본다는 의미에서
'맑은 하늘'이라는 뜻이 있었으면 하고 참 열심히도 한자들을 찾아봤지만
도무지 적절한 한자를 찾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결국 한자어도 아니고 순우리말도 아닌 채로
그냥 '예채'라고 부르기로 했다.
하나님을 오해하지 않고 경외하는 귀한 아이로 자라주기를 소망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