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책을 한 권씩 들고 함께 걷는 익숙한 동행.
읽는 책은 표지를 씌우지 않는 비슷한 습관.

함께 차 한 잔을 마시다 눈에 띄는 구절이 있어
책을 펼쳐 보여주었다.
왜 그 부분을 펼쳐 보여주었는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사람.
내가 왜 그 구절에서 깊은 인상을 받았는지
아무 말 안 해도 나를 이해하는 사람.
공감하고 함께 웃어주는 사람.

5년, 함께 동행해줘서 고맙습니다.


2
'역전 앞'은 틀린 말이란다.
역전에 쓰인 '전'에 이미 앞이라는 의미가 있기 때문에
뒤에 또 '앞'을 붙이는 것은 중복표현이라는 것이다.

어느 시골 할머니가 친구 할머니와
이런 대화를 나누고 계신다.

"아무개, 나 지금 역전 앞에 가는데 같이 갈래?"
"아, 좋지. 앞장 서슈."

'역전'이라는 표현으로는 대체할 수 없는 '역전 앞'만의 맛이 있다.
할머니들께서 가고자 하시는 곳은 '역전'이 아닌 '역전 앞'.

'5년, 동행해줘서 고맙습니다.'라는 말보다
'5년, 함께 동행해줘서 고맙습니다.'가 내가 내고 싶은 말의 맛에 더 가깝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