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을 꺾는 당신의 손이 아무리 고와도
꽃잎이 꺾이는 저의 아픔이 덜한 것은 아닙니다.

저를 꺾는 당신의 눈에 애틋한 눈물이 고여도
꽃잎을 잃는 저의 고통이 덜한 것은 아닙니다.

이번 봄에 꺾어가신 저의 꽃잎들은
마른 풀들이 진 자리에 고이 묻어주셨으면 합니다.

이번 봄에 꺾어가신 저의 꽃잎들은
배나무 꽃이 진 자리에 고이 묻어주셨으면 합니다.

겨울 지나 다시 맞는 봄에는
굽어진 가지 사이로 새로운 꽃잎들을
다시 한 번 당신 곁에서 피우렵니다.